농협은 우리나라 협동조합의 대표적인 것.
편집국장 / 전 상 철
중앙회와 일선 조합의 임직원 수와 조합원 수가 가장 많으며, 사업규모가 국내 유수의 재벌그룹과 필적하고 전 세계 협동조합 중에서도 3-4위를 다투는 거대조직이다. 그런데도 농협은 지금까지 협동조합으로서 그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정감사에서도 농협의 문제가 연일 끊이지 않고 발표되고 있다.
농협의 공판장 수입농산물 취급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농산물 비중이 전체 판매액의 7.3%로 해마다 그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입농산물을 통한 매출액도 2846억원에 달했고 지난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5년간 1조 1918억원 수준이다.
지역농협이 중앙회의 지침도 무시하고 수입농산물 판매를 강행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겉으로 내세운 핑계가 소비자의 다양한 구매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서라 하지만 협동조합노조원의 이야기는 다르다.
그동안 신용사업에서 수익이 발생해 경영을 해왔는데 중앙회의 영업권 침탈로 어렵다는 것. 지역의 시군 금고는 물론 지역 기업들의 급여통장도 중앙회가 농민조직이란 핑계로 싹쓸이 하고 중앙회는 지역농협에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가만히 앉아서 빼먹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나로마트는 또 납품업체에게 최대 55%의 마진율을 적용하는 등 폭리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대형마트처럼 활동하고 있어 인근 전통시장과 영세상권에 피해를 주고 있다.
농민을 외면한 농협은행의 행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위성곤 국회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저리대출자 현황에 따르면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모두 상위 100명 안에 농민은 없었다. 농협은행의 저리대출자 가운데 농업인 고객이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은 농협은행이 농민을 위한 활동을 외면하고 있다는 반증이란 지적이다.
지역농협이 농협중앙회에 운용을 위탁한 상호금융회계 규모가 어느덧 90조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지난 40여 년간 농협 상호금융특별회계에서 농협 경제 사업에 지원된 실적이 전무한 실정으로 알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농협은 임직원을 위한 농협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조합장의 연봉이나 임직원들의 연봉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해마다 금융비리나 횡령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농협의 위기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농민이 아닌 그들만의 조직은 쇠로 만든 항아리처럼 튼튼하게 둘러싼 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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